고온으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해서 여러 문헌에 기술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이 건강영향, 특히 온열질환에 취약한지에 대한 정보는 미흡하다. 게다가, 온열질환 중 하나인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과 이환이 상당한 수준이지만, 기저질환이 열사병 위험을 증가시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온과 온열질환 사이의 연관성이 기저질환 유무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여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이 고온에 취약한지 평가하고, 기저질환이 열사병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였다.
연구방법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통해 수집된 온열질환 환자 자료와, 기상청에서 제공한 기상자료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기저질환은 신경정신질환,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기타 질환으로 분류하였다. 최고기온과 온열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distributed lag nonlinear model을 이용하여 역치기온 이상에서 최고기온 1°C 상승에 따른 온열질환의 상대위험도(relative risk, RR)로 추정하였다. 기저질환 유무에 따른 연관성의 차이는 효과변경(effect modification)으로 확인하였다. 효과변경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서의 상대위험도와 그렇지 않은 집단에서의 상대위험도의 비로 계산하였다. 기저질환과 열사병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하여 2012년도 온열질환 감시체계 자료를 이용하여 사례-대조군 연구를 시행하였다. 사례군은 열사병으로 진단받은 환자로 정의하였고, 대조군은 온열질환 환자 중 열탈진, 열부종, 열경련, 열실신으로 진단된 환자로 정하였다. 열사병과 기저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해 평가하였다.
결과
총 2,703명의 온열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기저질환이 기온-온열질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모든 기저질환 군에서 역치기온 이상에서 최고기온 1°C 상승에 따른 온열질환 위험이 증가하였고, 신경정신질환에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기저질환 중에서 신경정신질환을 가진 사람(RR=1.71, 95% CI=1.49‒1.97)이 그렇지 않은 사람(RR=1.35, 95% CI=1.29‒1.42)에 비해 기온 1°C 상승에 따른 온열질환의 상대위험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성별과 연령으로 층화한 분석에서도, 신경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에서 온열질환 위험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심혈관계질환, 당뇨병, 기타 질환에서는 유의한 효과변경이 관찰되지 않았다. 기저질환과 열사병 사이의 연관성 분석에는 959명의 온열질환 환자가 포함되었고, 그 중 열사병 환자는 178명(18.6%)이었다. 혼란요인을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 신경정신질환이 열사병 위험을 증가시켰다(adjusted odds ratio=7.69, 95% CI=4.07‒14.54). 다른 기저질환들은 열사병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결론
본 연구에서 신경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고온에 특히 취약하였고, 신경정신질환이 열사병 위험을 증가시켰다. 본 연구 결과는 신경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폭염에 고위험군이라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고온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대책 수립 및 임상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